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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읽을거리/인생 & 썰

[스크랩] 하반신마비 인생 썰

by    2020. 6. 28.

펨창들 안녕~ 올해로 벌써 24년차 장애인 생활하고 있는 끔찍한 혼종 휠펨창이야.

 

포텐에 지체장애 친구 썰을 보고 학창시절 기억이 아련하게 떠올라 글을 써내려 가 본다.

보닌은 24년 전 웅변학원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중 담뿌트럭과 막고라 뜨다 져버린 후 주욱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당시 완전 피떡이 돼서 가망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던데 결국 정신차리고 하반신 마비로 끝난 게 기적이었다고 하던.. 호달달..

정신 겨우 차렸을때 사고 냈던 담뿌트럭 기사가 뭐 갖고싶은 거 없냐고 묻자 파워레인저 장난감을 외쳤다는 건

아직도 레전설로 남아있다.ㅄ인가;; (근데 드래곤 조드 씹간지였다 ㅇㅈ?)

 

사고가 났던 시점이 나름 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이사간 후 몇년 안 되던 때인데

당시 횡단보도도 잘 갖춰지지 않았던 터라 멋도 모르고 존내 뛰댕기다가 사단이 나버린 것이지.

 

얼마 전에 안 사실인데 이사 간 동네가 어머니 고향인데 어머니 강력 추천으로 이사를 간 것이라

본인 때문에 사고가 난 거라고 엄청 자책하셨다고 하더라구.

지금까지도 앞에서는 눈물 한 번 보인적 없던 부모님인데 뒤에선 많이 우셨다고 하니 덩달아 좀 슬펐었다. 불타는 효자 ㅠㅠ

 

근데 사실 내가 워낙 주의산만 했어서 시에서 살때도 자잘한 사고가 몇 있었거덩.. 사고나는 건 시간 문제였다고 봄 ㅡㅡ

예로 친구랑 놀다가 혀에다가 연필이 쑤셔 박힌 적이 있다.. 이건 진짜 왜 그랬는지 아직도 의문임;;

 

 

돌아와서. 어쨌든 너무 어렸을때 난 사고라 그때만해도 내가 걷지 못한다는 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 같다.

병원 내에서도 애가 밝기도 하고 나이에 맞지 않게 의젓했(다고 함 ㅎㅎ;;)기에 어른들이 많이 귀여워 해주셨던 것 같음.

 

길다면 긴 병원생활을 마치고 초등학교에 진학해야 할 나이가 다가오자 부모님은 결정을 내리셔야 했음.

이 놈을 특수학교에 보내야 할지 일반학교에 진학시켜야 할지. 애가 분명 정신은 멀쩡해서 특수학교에는

맞지 않을 것 같은데 촌동네 학교에 진학시키기에는 환경이 구려도 너무 구려서 말이지...

 

결국 일반학교를 선택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매일 같이 등, 하교를 함께해야만 했던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 은혜는 진짜 죽을때까지 갚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지!

 

 

이제 학창시절 얘기로 들어가 볼께.

 

첫 등교때가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 난다. 그때까지 병원에서만 생활했었기 때문에 별로 게의치 않았던 게 그때 좀 느껴졌던 것 같아.

내 친구들은 다 걷고 뛰댕기고 하는데 나만 혼자 바퀴 달린 의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신세라는 게,

그 차이가 되게 부끄럽게 느껴졌었던 것 같음.

 

그 주의산만 했던 애가 말 한 마디도 못한채 수업시간 외에는 며칠동안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애가 다가와 묻는 거임. "넌 왜 맨날 가방으로 가리고 있어?", "그러지 말고 우리랑 놀자~"

적잖은 충격이라 지금도 기억이 남네.

 

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건 촌동네 초딩들의 순수함? 그런 게 좀 컷던 것 같음.

 

말한 것처럼 먼저 다가와주기도 했고 점심시간에는 애들이 직접 내분까지 밥 퍼다가 교실에서 같이 먹어주고, 하교시간에

부모님 기다릴때 같이 기다려주기도 하고.. 지금이야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대부분 설치되어 있지만 학교에 엘리베이터라는 걸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시절이라 층을 이동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네 명정도가 가마 태워주듯이 휠체어째로 들어주기도 했지.

 

촌동네다보니 학년당 총 100명이 채 안되는 규모라 맨날 보이는 게 그놈이 그놈이라.. 교류하는 게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음. 

 

선생님들도 다 좋은 분이셨어. 지금 생각해보면 나를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대하기보다 친구들과 똑같이,

동등하게 대하려고 많이 노력하셨던 것 같음. (그래도 청소는 학창시절 내내 열외였다. 야르~) 

 

그리고 이때부터 펨창력이 좀 발동하기 시작했어.

 

집에서는 할 게 인터넷뿐인지라 바부코리아, 웃대 등등 별 곳을 다 돌아댕기며 습득한 유머를 전파하기 바빴음. 하루가 멀다하고

뚫훍송 부르고 댕겼다. 미친놈;;

음지쪽 정보 습득도 앞섰기 때문에 푸르나 등등의 신문물을 전파하는데 힘 썻던 기억이... 소라 누님,, 지금도 그립읍니다,, 

 

촌동네임에도 초, 중학교는 있었던터라 초등학교때 놈들이 중학교로 고스란히

진학을 하며 중학교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음.

 

고등학교를 진학했을때가 좀 버라이어티한데 사실 이걸 근무시간에 끄적이던 거리는 거라 남은 일을 처리하고자

미안하지만 여기서 글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앙. 반응 괜찮으면 월도짓 또 하면서 남은 이야기 끄적거려볼께! 그럼 이만!

 


마비된 과정은 걍 학교 등교하다가 초록불에 길건너는디 덤프트럭이 쳐받아서 하프병신노쨩된거고

일단 하반신마비라도 서기 까지는 가능해

근데 못걸음 ㅅㄱ


신경 몇가닥 뺴고 다 박살낫는데 노력충 두마리급 노력으로 서기는 가능함...



똥오줌 혼자 못가리는건 기본 탑제되있음

감각이 없으니까 농담안하고 냄새안나면 내가 똥찌린거도 모름

오즘찌리는거는 좆에다 기구 달고사니까 상관없음 ㅎ



장애인인데 우리나라가 장애인을 위해서 이거저거 존나 잘되있는데

그렇다고 하반신마비에게 다리를 선사해주는건 아니라서 불편한건 불편한거다...

옛날엔 병신이라고 놀리는데 요세는 장애인 괴롭히는새끼는 애미뒤진십새끼라는 인식이 박혀서그런가

장애인이라고 업신여기는건 꼰대밖에 못본듯 ㅇㅇ


직장은 거의 칼퇴인데 그래도 대기업이라고 야근하고 더 남으면 수당 더 쳐줘서 자진해서 야근하는데

장애인인데 엄청 열심히한다고 다 예뻐해주서 개꿀이다


아... 회식은 오지말라함 ㅠㅠ 강제 귀가충


아.,.. 잡설로 전동휠체어 작년에 삿는데 노무노무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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