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1 [이야기] 고시원 생활 몇 년 전, 무작정 서울로 상경했었다. 수중에는 고작 몇 십만 원 밖에 없었다. 나는 찜질방과 피시방을 전전하다가 고시원을 알아보게 되었다. 네이버 지도로 무작정 아무 데나 골라서 찾아갔다. 어느 번화가 외곽 대로변에 있는 낡은 건물 4층이었다. 광고 스티커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유리 문을 열자, 어둑어둑한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 양옆으로 좁은 문들이 늘어서 있었고, "관리실"이라는 표지판 밑에 작은 미닫이 창문이 있었다. 창문을 두드렸다. 인기척이 없어 창문을 열어봤더니 아무도 없었다. 그제서야 창문 위에 붙어있는 A4용지가 눈에 들어왔다. 유성펜으로 "용무 중 010-****-****" 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나이 든 아저씨의 목소리였다. 빈 방 25호 21호가 비어 .. 2019. 9.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