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가난한 대학생 도우려 만든 생활비 대출받아… 여행 가는 휴학생들」이었다. 1년 전 기사인데 요즘 왜 또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는지 몰라도, 다분히 의도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조선일보였고 내용 역시 전형적이었다.
생활비 대출 제도는 돈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교통비, 밥값, 책값을 쓰리고 도입된 제도인데 요즘 대학생들은 생활비를 대출받아 해외여행을 갔다 오며, 가상 화폐에 투자하고, 유흥비로 탕진한다는 내용이었다.
기초생활수급권이나 장애인 연금, 생활비 대출이 그렇다. “가난한 네가 감히 분수에 맞지 않게 여행을 간다”의 기저엔 채무자에겐 여행 갈 권리가 없다는, 그들은 감히 책값이나 숙식비 이상으로 돈을 써서는 안 된다는 압박이 깔려있다.
나의 대학 시절에 있어 가장 아쉬운 점은 교환학생도 안 가고 글로벌한 경험을 제대로 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감히 그때 이런 상황에서 여행을 가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건 내 삶의 옵션에서 완전히 배제된 선택지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 대학생들이 생활비 대출을 받아 해외여행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필수도 아닌데 돈도 없으면서 굳이’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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