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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읽을거리/인생 & 썰

[스크랩] 군대에서 사이코패스 만난 썰

by    2019. 12. 18.

내가 전역할때쯤 상병 갓달았으니까 편의상 서상병 이라고 함.

얘는 귀신도 아니고 누굴 쏴죽인것도 아니었는데

놀라는거 말고는 살면서 제일 섬뜩했던 경험이라 직접 적어본다.

 

서상병은,

얼핏 보면 외모는 애같고 귀여웠음. 나이 26에 군대와서  아저씨 소리 들을만도 한데,

키는 작고 짜리몽땅했고, 피부는 거칠지만 새하얘서 아무리 쳐줘야 22살? 정도로 보였음. 막 전입왔을때 기억나는게

분위기 풀고 편하게 지내라고 과자류 사놨는데 짧은 팔로 과자 집으려고 꼬물거리는게 존나 귀엽다고

선임들이 다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 생각했음... 아니 생각했었음.

그뒤 모든 중대사람들이 3일만에 피하는 초특급 관심병사가 되는데,

 

이 대단한 서상병은 딱 하나 정상인하고 다른 부분이 있었음.

공감능력이라고 해야되나.. 싸이코패스 얘기하면 항상 나오는 단골소재인데

진짜 선천적인 장애있는 사람들도 많이 봤거든? 

 

근데 얘는 다섯마디정도만 나눠보면 뭔가 분위기자체가 틀림. 

어떤 느낌이냐면, 선천적이거나 사고로 인해서 뇌손상된 사람들을 보면,

뇌가 기능적으로 못받아들여서, 아니면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쳐서 그렇다 인데

서상병은 좀 애초에 태어날때부터 옵션을 빼고 나온 느낌이고, 자기가 자기 감정 표현을 못함.

감정표현이나 표정을 자기 혼자 지을줄 모름. 

대화상대가 웃으면 웃고, 울면 울고, 화내면 찌푸리고, 이래서 다들 소름끼친다고 근무도 피하고 그랬지.

 

난 근무시간만 맞으면 누구랑 서든 상관없는 편이라,  다음에 두번 서준다는 약속으로 근무를 바꿨고,

서상병이랑 첫 3시 탄약고 근무를 서게 되었음.

다른 후임들이 그렇듯이 미움받는 서상병 입장에서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나봐

말걸기 전부터 "OOO병장님 재밌는 얘기 하나 말씀 해서 드려도 되겠슴미까?"(어순 조립을 못함)라면서

얘기를 해주겠다 함.

이때쯤 내 근무낙이 듣는것보단, 우리부대 귀신얘기 웃긴얘기 넌센스 이런거 들려주면서

장난치고 노는게 너무 재밌을때라 한동안 내 얘기를 했음.

근데 다른 동기들한테 듣던 것처럼 얘가 반응은 칼같은 타이밍에 꼬박꼬박 하는데,

웃어도 눈은 절대 안움직이고, 입만 움직이면서 소리없이 계속 웃는거야.

입모양만 뻐끔뻐끔, 근데 눈은 뚫어져라 나 쳐다보고 소리도 전혀 없이...

 

이때까지는 '아 얘 표정관리 존x 못하네' 싶어서,

얼마나 재밌게 살았길래 다 재미없냐고, 재밌는얘기 한번 해보라니까,

횡설수설 어버버하더니 입만 다시 씨익 웃음.

이때 좀 쫄아서 싫으면 하지마 하지마 이랬음 ㅋㅋㅋ 괜히 조용하면 더 싫으니까

 

차라리 그럼 가족들 뭐하고 사시는지 얘기라도 해보라 했는데 이생각만 하면 소름이 쫘악 돋는다....씨발

일단 자기는 누나가 있는데, 누나는 집을 나갔습니다. 이렇게 말하더라.

집을 나갔다는게 뭔 소린지 모르잖아, 독립인지 가출인지.. 물어봤더니

'아.. 그...누나가 제가 싫다고 했습니다.' 라고 말함.

역시나 "눈 한번도 안깜빡이고 웃는 입으로" 그랬고, 말하기 싫은가 싶어서.. 

씨발 여기서 그만뒀어야 됬는데...

아버지 어머니는 뭐하시는지 여쭤봤다. 아버지는 같이 산다고 하시더라? 별말 없이 잘해주십니다 이렇게 말해서,

어머니는 그럼 뭐하셔? 하니까 

 

엄마는...어...그...돌아가셨는데... 그거 아십니까? 하면서 갑자기 입을 가리더니 

정말 우습다는 표정으로 크게 웃으면서 말하더라.

그...엄마가...키킼..돌아가실때..킼..저보고..크힉힠..넌,정말 쓸모없는 새끼라고 했습니다..키킼..흐히히히히히힠

개 씨발 이 얘기 듣고나서

평소엔 아무리 무서워도 대꾸는 해줬을텐데, 

듣고 진짜 숨소리한번 못내고

근무지인 시멘트 초소를 나가면 총기 거치하는 거치대가 있는데,

거기에 같이 서있다 말고 초소안에 들어가서 문닫고 단 한마디도 안하고 시간채우고 내려옴.

행정반에 전화하면 얘가 듣고 초소로 들어올까봐 진짜 숨소리도 안내고 있었고,

흰자로 얘가 날 쳐다보나 계속 떨면서 보다가 내려오자마자 먹기로한 라면 다 주고

미안한데 나 못먹을거같다고 먼저 잔다고 침낭안에서 너무 무서워서 엘이디 들고 소리듣고 있다가 잠 못잠.

 

결국 담날에 동기들한테 조용히 말했는데, 진짜 놀랐던게

내가 말한거랑 걔네도 같이 근무가서 들은거랑 한토씨도 안틀리게 똑같더라,

괜히 근무 빼달라는게 아니었음. 

 

개드립 - 고럼고럼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나보다 8달 선임이 있었음

이 사람이 생긴건 좀 잘 생김. 약간 부드러운 선을 지닌 빈지노 느낌?

키는 그리 안큰데 얼굴이 뽀샤시하고 미소년처럼 생기고 옷도 잘 입음(페북 사진 보면 옷 입는게 쇼핑몰 모델같드라)

 

근데 사람이 보통 사람이랑 좀 달랐던게

일단 대인관계를 그리 중요시 안함 독고다이란 느낌?

왜 보통 자기 입으로 '나는 독고다이야!' 하는 애들 보면 실제론 관심종자인 경우가 많은데

이 사람은 진짜 자신이 왕따 당하든 친구가 없든 별 신경 안 쓰는 사람이었음

여튼 이 선임은 너희도 예상했다시피 꼽창임

정말 희대의 꼽창.

욕설, 악폐습, 구타 같은건 당연스레 저지르는

하지만 이런 새끼는 어느 부대에나 있으니까

굳이 내가 사이코패스 같다는 말을 안했겠지?

 

내가 이 사람이 싸이코 패스가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된 계기는 이 사람이 짬타이거한테 하는 짓을 보고 하게 됨

보통 짬타이거하면 그 부대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지 않노?

이 선임도 짬타이거를 엄청 귀여워했는데 그 귀여워하는 방식이 유달리 남달랐음

수송대대에서 파견 나온 짬지 병사보고 이동배식 차를 운전하라 한 후에 달리는 차 위에서 고양이를 막 던지고 노는거야 막 존나 해맑은 얼굴로

그 선임이 잘 안 웃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사람인데 짬타이거랑 놀떄만큼은 정말 해맑게 웃더라

이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 사이코들은 부대에 많아서 별 신경 안썼어

며칠 후 어느날에 내가 청소하면서 독서실에 있는 관물함을 열었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튀어나오는거야

그 사이코 패스 선임이 자기 전에 넣어둔 거였음 ㅎㄷㄷ 짬타이거는 밤새도록  관물함에 갇혀있었고

 

뭐 물론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함 이 선임보다 더 병신같은 사이코들이 많아서...

그리고 며칠 뒤엔 짬타이거가 더럽다면서 세탁망에 넣고 세탁기에 넣어 돌리는 거야.

이때부턴 좀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했음 고양이를 세탁기에 넣고 돌릴 때 너무 행복해보였거든

 

근데 그 이후에 이 짬타이거는 당연히 사이코패스 선임이 무서워서 도망 안다니겠노?

원체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였는데 이 선임때메 사람을 무서워하기 시작함

사이코패스 선임은 고양이가 도망다니니까 진심으로 빡쳐서 화냈고

그냥 고양이가 자기를 멀리한다는 이유로 별의별걸 다집어던진다던가 후임한테 꼽질한다던가 했음

그러던 어느날 이 고양이가 그만 사이코패스 선임한테 잡혔어

 

사이코패스 선임이 후임들 다 동원해서 이 짬타이거 잡으라고 지시했는데 진짜 잡아버렸거든(물론 나도 이때 짬타이거 잡느라 죽을똥말똥 뛰다녔음)

그 짬타이거에게 무슨 집나간 아내에게 화내듯이 겁나 화내면서 때리는거야

고양이는 아파서 야옹야옹 거리고

그렇게 때렸는데도 분이 안풀렸는지 사이코패스 선임은 고양이를 잡고 기름캔 찌그러뜨리는 곳으로 가데?

취사병 출신들 중에 몇몇을 알겠지만 군대에서 쓰는 식용유 캔은 그 부피가 너무 커서 버리기 전에 한 번 기계로 찌그러뜨려야함

그 기계의 압력이 상당히 강하거든? 앵간한 철골따윈 구브려버릴 정도로

근데 그 기계에 짬타이거를 넣고 기계를 돌려버림 gee

고양이는 밀려오는 압박에 고개 내밀고 탈출하려고 계속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사이코패스 선임이 낙엽 쓸때 쓰는 큰 쓰레바퀴로 계속 탈출 머가리를 때려 버림

그리고 잠시후 고양이는 찌그러짐 ㄹㅇ

 

나는 잔인한걸 못보는 편이라 그 과정에서 도망갔는데

나중에 애들말 들어보니까 진짜 가관이었다 하드라 그렇게 죽이고도 분이 안풀렸는지

짬 분쇄기계에 짬타이거 시체를 넣어서 분쇄시켜버리기까지 했다드라

그리고 너무 해맑게 웃었데...

고양이가 짬 분쇄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이 사건 이후로 이 선임이 사이코패스는 아닐까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됨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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