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들이 있고,
또 이런 사람들이 있다.
BMW가 아닌 BMW.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첫 차의 주인은 정말 사람들을 속이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일종의 해학적인 효과를 노린 장난일까? 금방 들통날 가짜를 당당하게 타고 다니면서, 허영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혹은 그냥 남들 생각은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저 모습이 더 마음에 들었을 수도 있다. 속마음은 알 방법이 없다. 정말 속이기 위해 저렇게 애를 썼다면, 우습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마치 근사한 운동화를 살 수 없었던 아이가, 고무신을 펜으로 꾸며 신고 다니는 모습이 떠오른다.
반대로 "소나타"마크를 붙인 벤츠는 또 다른 의미의 속임수다. 어차피 모두가 벤츠를 알아볼 것임을 알고 있다. 자신의 벤츠 위에 대중적인 차의 이름을 붙임으로써, 유머러스한 효과와 동시에 더 강렬한 빈부의 대조를 보여준다. 위의 BMW와는 달리 별다른 노력의 흔적도 없다. 겉모습은 물론이고 인테리어까지 세심하게 위장한 BMW와 다르다. 벤츠의 차주는 단순히 "소나타"글씨만을 대충 붙였을 뿐이다. 형식적으론 겸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의도가 없음은 명확하다.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얄미운 농담이고 기만이다.
정성스럽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허풍과, 속이려는 의도조차 없었던 장난스러운 겸손이다. 그러나 전자는 가지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절실함이 드러난다면, 후자는 가지지 않아도 되었던 것에 대한 여유로움이 보인다. 전자는 창피하면서도 동시에 마음 아프고, 후자는 재밌지만 한편으로는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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