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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읽을거리/인생 & 썰

[옮김] 인천 공무원 사회복무요원 갑질 사건과 교훈

by    2019. 12. 27.

최초 판에 올라온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불만글

공익근무요원때문에 힘들어요(개빡침)
꽃* 2019.12.19 11:51

안녕하세요
전 이번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하여 동사무소에서 일하고있습니다 
일하면서 다른 근무환경은 너무 좋으나 공익근무요원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ㅜㅜ

저희동사무소에 공익근무요원이 일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일을 안합니다...
공익은 거의 잡일들을 시키거든요
다른일들은 개인정보때문에 시키지를 못하고
정말 사사로운 잡일만 시키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잡일조차 안하려하고
앉아서 에어팟끼고 핸드폰만 합니다.
정말 매일같이 근무기피를 하니 꼴도보기싫더군요
제가 스캔해달라는 부탁도 듣기싫어할 정도로요
그런데 오늘 제가 물건 봉투에 배분해서 담아달라고 부탁좀 했습니다. 역시나 표정이 굳더군요ㅎㅎ
그래도 해주긴 해줬습니다.

그러고나서 팀장님이랑 저보고 자기가 배분한 물건 잘못배분해서 오류난거 있을거라고 그거는 저보고 책임지라고 하더라고요ㅋㅋ
갑자기 지 잘못을 저한테 책임전가하니까 확 열받더라구요
물론 별거아닌 일이라 큰 일은 아니지만 그동안 근무기피했던 행동들과 책임전가가 합쳐지니 열이 확받더라구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그러고나서 팀장님께서 저를 불러서 따로 좋게 말씀하시더군요
근데 그걸 또 공익이 들은겁니다
그래놓고 하는소리가 자기 뒤에서 하대한다며 공익 함부로 대한다고 신문고에 올리고 민원넣겠다네요ㅋㅋㅋ

아니 지금 이렇게 추운날 다른 군인들은 동원훈련에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시는데 자기는 따뜻하게 앉아서 근무기피하는거 보니 열이 더받네요ㅎㅎ

 

* 이 부분 발언이 없었거나, 또는 해당 공무원이 군필자였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었더라도) 아마 일이 이렇게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군대 안 가도 되는 사람이 공익근무라도 하는 사람한테 "편하게 근무한다고 열받는다"라고 한 발언이 많은 남자들을 화나게 했을 것. 성별간 갈등이 심화되는 현재 분위기 속에서, 특히나 예민한 "병역의 의무"라는 범 남자 진영(?)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 "군인들은 동원훈련에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시는데" 등 존칭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 군인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부러 "힘들게 일하시는 군인"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기 위해 굳이 끼워넣은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 사회복무요원도 동원당해서 일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면제자가 복무자를 게으르다고 비난하는" 모양이 되어버린 셈.


또한 알고보니 공익끼리 주고받는 사이트가있어서 여기저기서 정보를 주고받아서 서로 일을 안하려한다는겁니다

이런 공익들 어떻게 해결해야할까요ㅜㅜ

참고로 이전에도 비슷한일이 있어 공익을 신고했으나 얘가 대체로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계속 남아있을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합니다..


위 글을 발견한 해당 사회복무요원이 디씨 공익 갤러리에 올린 해명글

야념글에 공익근무요원때문에 화나요 이거 공익본인이다
ㅇㅇ(110.70) 2019.12.23 19:15


아니 평소처럼 야념글 보다가 내얘기 나와서 화들짝했네.. 일단 본인은 현역군인이였는데 일병5호봉까지하다가 군대에서 허리다쳐서 허리디스크 공익으로 바뀐 동사무소 공익이다 

일단 사건의 발단을 설명하자면 구청에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마스크 3만5천장이 온거임 근데 나보고 이걸 30장씩 분류하라는거임 그래도 내가 평소에 일시키면 고분고분 다했거든 진짜 구라안치고 하루종일 내내 나혼자 2주동안 계속했다 나혼다 시키드라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휴가나온 군인친구 불러서 점심밥 저녁밥 영화팝콘까지 비용대주면서 일도와달라고할정도로 해가디고 겨우해냈다. 

그래서 마스크 30장씩묶은거 상자에 다시 넣으라길래 다넣고 일마무리했다. 그후 일주일후에 갑자기 통장별로 마스크 묶은거 다시 꺼내서 큰 봉투에다가 넣으라고 시키드라 ㅋㅋ 어이가없는게 처음부터 봉투주고 하라고했으면 일 두번할이유없는데 내입장에서 화나지않노 

그래도 참노예라서 한 30퍼쯤하고 창고에 있는쪽으로 가서 남은거 하고있는데 나혼자 3만5천장 하다보니깐 오류가 생길수밖에 없지않냐? 그래서 내가 그랬음 “이거 저혼자 3만5천장하는거라서 오류 생길수밖에 없다고 근데 저는 이업무에 담당자가 아니기때문에 책임질수없다”라고했음 그랬더니 갑자기 화난얼굴로 내공익 담당자한테 나 혼내라고 했겠지? 그러니 담당자공무원이 와서 숙직실에서 나한테 주의주는거임 

근데 숙직실 옆이 탕비실인데 그여자 공뭔이 다른 공무원한테 큰소리로 내뒷담까더라고 나참 어이가없어서 나랑 남자담당자 얼타고있고 나개빡쳤는데 참고 남자공뭔한테 지금 내옆에서 욕하고있는거 보이냐고 이거 참아야되냐고 하니깐 내 담당자가 주의준다고 하고 끝남 

그후 점심시간지나고 그여자공뭔이 찾아오더라 처음에는 사과하는줄 알았는데 내가 앞으로 주위를 잘살피고 욕하라고 했는데 나보고”일부러 큰소리로 욕한거라고” “듣고 느끼라고 욕한거라고” 하더라 ㅋㅋ 여기서 어이가털렸고 “군대보다 편한거 아니냐고 참고하라고” 이러더라 ㅋㅋㅋ

 

* 역시 "군대보다 편한 거 아니냐고 참고 하라"는 발언으로 다수 남자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위에 본인이 올린 글로 보아, 이 것도 실제로 한 발언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신빙성 있는 전달이다. 저런 류의 발언이 없었다면, 해당 사회복무요원이 절대 이렇게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고, 그냥 단순한 갑질 썰로 끝났을 수도 있다. 저런 발언을 했더라도, 발언을 한 사람이 군필자였다면 그냥 꼰대 정도로 인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내가 아니그래도 3만5천장은 너무 많은거 아니냐고 했더니 왜 도와달라고 안했냐고 그러더라 ㅋㅋㅋㅋ 내가 웃긴게 거기서처음일할때 도와달라했는데 웃으면서”열심히 하세요” 이러면서 가더라 ㅋㅋㅋㅋㅋ 그후에 지금 정치질당해서 구청으로 옮길까 생각중인데 념글보고 맘정했다. 갈땐가더라도 정치당한거 풀고가련다 ㅋㅋ 후기 올릴테니 와드박아놔라

 


사건이 논란이 된 후 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라온 1차 사과 글

공익근무요원 관련 사과문입니다.
꽃* 2019.12.24 12:02

우선 죄송하단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되리라 미리 생각하지 못한 점 또한 죄송합니다.
해당 공익근무요원과는 어느정도 대화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전적으로 제 행동에 문제가 있었고,
대화를 통해서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잘못된 인식 또한 알게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다시는 섣부른 생각과 행동 고쳐나가겠습니다.


1차 사과글이 논란이 된 후 다음 날 올라온 사과 글

공익근무요원 사과글입니다..죄송합니다
꽃* 2019.12.25 09:06

우선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하여 그리고 해당 공익분과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
밤새 저의 잘못에 대해 생각해보고 글로 옮겨 적습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쓰기 위해 자필로 쓰는게 맞다고 생각하여 펜을 들었고, 이글은 변명이 아닌 해명으로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어제 올린 사과문은 제가 경황이 없X어서 두서없이 쓴 점도 있었고, 워낙 크게 이슈가 돼가고 있어 해당 공익분과 상의 후에 죄송하다는 사과문만 올리기로 하여 많은 분들의 분노를 또한번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또한 마스크 관련 해명을 하자면... 
우선 마스크가 들어온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11월 초~중반으로 기억합니다.
총 들어온 갯수는 3만 6백개였고 그 당시 저는 업무량이 너무많아 마스크 분리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신규인 저의 업무 속도는 느렸기에 분리작업을 공익분에게 부탁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익분이 너무 감사하게도 도와주셨고 덕분에 일을 수비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절대 하루이틀주면서 끝내달라 하지 않았습니다. 날짜에 기약이 없어 쉬엄쉬엄 하시라고도 했구요...
그러고나서 며칠 전 논란이 되었떤 봉투에 담는 일은 묶어 뒀던 마스크를 해체작업하라는게 아니라 묶여있는 채로 봉지에 개수별로 넣어달라고 부탁드린 부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화냈던 부분을 말씀드리자면(물론 전부 제가 잘못한 일입니다.)
(어제 공익분과 대화하며 화해한 내용이지만) 저의 입장에서는

'개수 틀린거 있는데 담당자가 책임지겠죠'라는 말을 '개수 틀린게 있을수도 있다'라고만 하셨더라면 힘들게 고생하셨던거 아는데 괜찮다고 제가 나중에 검수해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겠다고 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누굴 탓하는 게 아니라 저의 심정을 표현한 거라 언짢을 수도 있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또한 제가 도와주신 분에게 화를 낸 것은 무조건적으로 잘못되었기에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붙이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뒷담화 부분에서는 정말 해명할 여지가 없이 잘못한 부분이기에 두 말이 필요없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절대 두번다시 이런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이런 경솔할 행동들은 두번다시 하지 않을 것이며 해당 공익분에게 다시한번 사과의 말씀 드리겠습니다.
작은 저의 불씨로 인해 힘들게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께 노여움을 샀다면 고개숙여 사과드리고 당분간 자숙하는 마음으로 지내겠습니다.
다시한번 사과의 말씀을
차마 사과문에 말하기 어렵지만...
부모님 욕, 인격 모독이나 심한 욕설 비방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난무하다고 합니다. 제 잘못에 대한 욕은 달게 받겠으나 부모님 욕이나 성 차별적인 발언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부모님 욕이나 성 차별적인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문구로 인해 더 욕을 먹었다. 다만 폭발적인 반응 가운데 분명히 적지 않은 과도한 욕설이나 비하 발언 등이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네티즌들에 의해 근무지까지 인터넷 상에 공개된 상황으로 상당한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상황 자체는 납득이 되나, 광분한 네티즌들을 대하기엔 그다지 전략적이지 못한 선택이었다. 이 부분 때문에, 결과적으로 사과를 하고서도 더 욕을 먹고 만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죄송한 마음을 담고자 손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잘못과는 상관없는 그냥 교훈

1) 당신이 어떠한 의무에 대한 당연 면제자라면, 그 의무를 비교적 편하게 하는 사람을 보고 "근무기피"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 당신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관계 없이 광역 초강력 어그로를 끌게 된다.

2) 어떠한 집단이 바글바글 당신을 향해 분노하고 있다면, 제기하고자 하는 이의가 아무리 합당하더라도 참고 일단은 사과만 하자. 특히 인터넷 상에서는.


매체 보도에 따르면 당사자는 감사를 받는 중이고, 해당 사회복무요원과는 합의를 했다고 한다. 물론 실제로 강도 높은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상당한 정신적 압박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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