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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읽을거리/인생 & 썰

[옮김] 군복무 중 느낀 군대 병사 계급별 특징

by    2019. 12. 30.

2008년 뜨거운 햇빛 내리쬐던 8월에입대해서 

 

짧다면짧고길다면긴22개월 군생활하면서개인적으로느낀점.



 


이등병


1.앞으로 생활할 부대에 전입 간 날 정말무섭다.그냥막연히무섭고위축된다.

낯선 사람들.. 이방인이 된 느낌..

'아 저 사람들이 내 선임들이고 여기가 내가 생활할 곳이구나....'

 


2.몸과마음은동시에적응되지않는다.

몸은이미자대생활에적응되었어도막막한남은군생활에절망감까지들더라.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어디긴 어디야.. 군대지 

 


3.동기들이정말큰힘이된다.정말이다.
선임들사이에서얼타다가말편하게할수있는동기들이랑

담배한대피면서얘기나누면그냥동기에게고마운마음이든다.

그리고 '쟤도나처럼힘들겠지?'하는생각도..



4.쓸데없는짓인줄알면서도전역날을손꼽아기다린다.
지금생각해도멍청한짓이다ㅋㅋ



5.선임들사랑받는법?A급이등병되는법?
축구잘하고,작업잘하고,체력좋으면된다.
뭐든열심히하려고덤벼들어라.



6.마냥상꺾부터병장까지의선임들이부럽다.
중대에눈치볼사람이없으니까.

 

 


7.어떨때는막내이기때문에무작정욕먹을때가있다.
서럽다.그저서럽다. 서러움을 참고 또 참는다.



8.빠릿빠릿하면선임들이좋아한다.
적어도사서갈굼당할일은안생긴다.



9.온통머릿속은군가를포함한병기본외우기....
머리터질거같다..

 


10.점호시간이그렇기 긴장되고 무섭더라.

심장이쫄깃쫄깃해진다.

 

 


11.전역하는사람들이그렇게부럽더라.
눈물날정도로.


 

 

 

 


일병



1.일병이래서뭐달라지는거크게없다.
선임들눈에는그냥다똑같은짬찌다.

 


2.작업병으로엄청불려나간다.
일만하면서6개월보냈다.

 


3.후임이잘못하거나얼빵한놈이후임으로들어오면개고생한다.
스트레스장난 아니다.

 


4.이등병의실수가곧나의실수다.
욕엄청먹고감굴당한다.아무리내가A급이라도..

 


5.몸적으로정신적으로심적으로가장힘들때인것같다.

 


6.군생활도적응했고나름잘하고있다고생각하던찰나에

욕먹게되면왜사나싶다. 내자신이그렇게한심하게느껴질수가없다.
'이게뭐라고욕먹었지?'하는생각이 든다.

 


7.처음으로정기휴가를쓸수있는때라휴가가정말기다려진다.
9박 10일 생각으로버틴다진짜..

 


8.이때는군생활이엄청많이남았다는걸체념을하기때문에
전역자들보다휴가나가는선임들이그렇게부럽더라.미치도록.. 

정기휴가 다녀와서후유증이 상당히 크다.

 


9.상병이되면군생활바로풀리겠지큰착각을한다.(잘풀린군번은다를수있음)

 


10.일병 계급장 달고보내는6개월은정신없이지나가더라.

 

 


11.일병을잘버티고넘긴자기자신을속으로칭찬해줘라.
참잘한거다.일병잘버텼으면한고비넘긴거다.



 

 

 


 


1.막상군생활1년째되어도별거없다.'아벌써1년이흘렀구나..'
선임들눈에는아직도그저짬찌다ㅋㅋ

 


2."야애들관리안할래?"

이소리엄청많이듣는다.미친다.다른선임들은별말안한다.

후임들이속으로X같은선임으로생각하는놈들이더뭐라한다.
그래도상병달았는데스스로 맘안상할려면한귀로듣고한귀로흘려라.
그게맘편하다.

 


3.선임들한테는짬찌취급받지만그래도,그래도일병때보다는훨낫다.심적으로.
소대는물론이고중대에도이제는후임이많아진위치니까

 


4.상병꺾이면새로운군생활이시작된다.레알신세계다.
그전까지좀만참아라.

 


5.군대돌아가는게이게눈이다보이고다알게되니까

이때부터조금씩만사가 귀찮고 피곤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ㅋㅋ

 


6.후임들보면서가끔나의일이등병때모습이생각난다.
그래서그런지이유없는갈굼은하지않게되더라.
좋은사람은못되도좋은선임은될수있지않겠나.

 

7.선임되어서보니의지없는놈들은잘해주고싶지도않더라.
실수하고잘못하더라고하려는의지있는후임들이이뻐보이더라.
그런후임들은정말아끼게된다.

 


8.상꺾을전후로해서이제병장들하고는말을트게된다.
"ㅇㅇㅇ병장~PX가자!"뭐이런식으로ㅋㅋ
1년넘게같이군생활하다보니수직적인선후임관계가아니라비로소친구가된다.
참좋다.같이고생이란고생은다하면서볼꺼못볼꺼다보고,하다못해1년365일
같이목욕하면서서로등밀어주고하는사이가되니이들이곧친구고,형제고,가족이더라.



 

 

 


병장


1.내세상이다.중대에서딱세명만눈치보게된다.
중대장,행보관,소대장ㅋㅋ

 

 

2. 병장이 되었다는 자부심과 뿌듯함이 든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입대해서 누구나 다는 병장 계급장이지만

하면서도 어느덧 군대라는 곳에 적응해서 모든게 익숙하고 이곳이

편하게 생각될 정도로 여기서 많은 시간을 보냈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마음과

 

'내가 병장이라니.. 나새끼 잘버텼다 ..'

이런 생각이 든다. 진짜다.

 

 


3.병장이되어서썩은짓을하더라도뭐라하는사람이없으니마냥편하게지낼수도있지만
병장으로써,혹은분대장으로써내할건칼같이하면후임들도나에게의지하고따라오려는게
느껴진다.그때는보람을느낀다.

 


4.후임들게잘해줘라.전역하고나면희한하게잘못해준것만생각나더라.
지나가던말로갈군것도생각나면서'잘해줄걸....'하는후회가든다.
맘이마냥편하지는않더라.

 


5.무시당하고존재감없는병장이되기싫으면일이등병때병기본잘외워놓고훈련도열심히받으면
몸이기억하기때문에뭐든척척하게된다.군생활하는거당당한병장이되는게좋지않은가.

 

 

6.일이등병때'나는병장되면썩은짓안해야지...''후임들하나부터열까지잘도와야지..'
했던마음이사실병장되면잘안지켜지더라.무의식적인보상심리때문인지몰라도
어떻게든편하게남은군생활할려고한다.그렇다하더라도후임들한테나쁜짓안하고
내할거잘하면훗날에후임들에게좋은선임으로기억된다.

 


7.전역전날후임들에게'나내일집에간다!!!!!!!'하면서큰소리치고기뻐하지만
막상잠자리에누우면후임들과이야기하면서지난군생활의추억빠진다.
하나부터열까지다기억나더라.'진짜내일나전역하는건가?'이런생각이든다.
처음자대전입 온날부터해서주마등처럼기억들이스쳐간다.정말이다.
마냥기쁘지만은않았던것같다.분명..그랬었다.

 


8.후임들에게뭐든해주고싶더라.

군생활에 대한 요령, 조언도 많이 해주고 싶고, 

부모님이면회왔다고하면전투복,전투화깨끗하게해서
내보내고싶고,휴가갈때는전투화물광,불광내서번쩍번쩍하게해주고싶고
전투복도칼같이다려서말끔하게보내고싶고..그냥해주고싶었다.
특히나이등병때부터같이개고생한맞후임은더애뜻한뭔가가있다.

 

9.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군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떠나보내고..만남과 헤어짐이 일상처럼 반복되는 곳.

선후임으로 만나 낯선 관계에서 시작되어, 정이 들고 결국에는 그 정든 사람들을 떠나 보낸다.

이제는 병장이 되어 내가 그 떠날 사람의 입장이 되니 내가 떠나 보낸 사람들이 생각난다.

 

'우린 서로 어떤 관계였을까?' 

'나는 그 선임에게 좋은 후임으로 기억될까?'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떠나면 내 후임들은 잘지낼까?'

'난 남겨진 후임들에게 어떤 선임으로 기억될까?'

 

 


10.전역을앞두고서야군대라는곳에대해한번생각해보고돌아보게된다.
막연한두려움과편견을가지고입대했지만결국은이삭막한곳도사람사는곳이더라.
상하관계가있지만결국은내또래의좋은친구들이고서로의지할사람들이더라.
총쏘고,수류탄던지고,기고,구르고..나를보호하고적을살상하는법을배우는 곳이지만
TV를보면서아이돌에열광하기도하고과자내기,아이스크림내기하나에왁자지껄
웃음꽃이피기도한다.어쨋든서로살부대끼며사는곳이다.


'그때그선임을왜속으로욕하며미워했을까?'

'왜후임한테별것도아닌 걸로뭐라고했을까?'
'다똑같은입장이고똑같은경험을한사람들이고곧할사람들인데..

왜서로를상처를 줬을까?'

'X같아도 잘 온거 같다.'

후회?반성?보람?뭐이런복잡미묘한감정들을느끼게된다.


11.개인적으로정말좋은선임들,좋은후임들과군생활을재미있게,
그리고뜻깊에했어서 그런지몰라도정말아쉽고,발을떼기가쉽지가않더라.
소대장님도정말좋으신분이셨고,소대원들과끈끈한유대감이있었던분이셨는데
그동안수고했다고안아주시는데정말눈물터질뻔했다.


중대후임들과인사나누고소대후임들한명씩안아주면서그동안고마웠다고..
고생하라고말해주는데생활관문을열고나가기가쉽지가않더라.
2년이란 시간을 보낸 이곳에서의 생활들이 마치 꿈인 것마냥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위병소에서마지막으로바라보던부대의모습을잊을수가없다.

앞으로 다신 올 수 없는 곳이겠지..


 

 

전역 후느낀점

 


일이등병때부터하라면못하겠지만상병때부터1년의군생활을하라면할것같다.기꺼이..
거짓말처럼들리겠지만진짜돌아갈수있을것같다.
가끔잘려고누우면문득이런생각이든다.

 

'진짜내가군대를다녀왔구나...대단하다.'
'말로만듣던,TV나영화에서만보던군대란곳을내가진짜다녀왔구나...'

마치그냥꿈인것마냥신기하고새삼스러울때가있다.


그리고 가끔사무치도록그리울때가있다.

그냥사소했던모든게그립더라.

 


씻지도못하고훈련받던것도그립고..

PX에서냉동돌려먹던것도그립고..
한여름 아이스크림내기하던것도그립고..

영하의 추위에 웃통까고 알통구보 하던 것도 그립고

전술훈련때텐트에서벌벌떨면서잠못이루던것도..

경계근무서면서바라보던밤하늘도..
사랑하는사람들생각하며걷던행군길도..

2년가까이사용하던내관물대도..

취사반 지원가서 양파 까던 기억도..

아침부터 해떨어질떄까지 삽질하던 것도..

주말에시간가는줄모르고 축구하던것도그립고..

소대장님이치킨시켜줘서소대회식하던것도그립고..

허름했던군대헬스장도..

짬통에 짬버린때 주위에서 기웃거린던 짬타이거도
샤워한다고바글바글하던좁은샤워장도..

맛없다징징거리던짬밥도..

붙잡고놓을줄모르던군대전화기도..

아침 기상나팔소리도..

 


사소한것 하나하나마치 어제일 마냥 다기억나면서

돌아갈수없는시절이기때문에참그립더라.

별거아닌게아니였기때문에..소중했기때문에기억나는거겠지.

 

 

 

 


군대는특별한곳이다.
특수한 곳이라특별한게아니라,20대에2년이란시간을보내며

값지게흘린나의땀이,나의청춘이녹아있는곳이기때문에..

 

 

그리고'군대'라는'연결고리'가없었다면전국팔도에흩어져서로의존재를모르며살아온,
어쩜앞으로도서로의존재를모르고살았을내또래의좋은친구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사냐 다들..?


마지막으로.. 현역장병동생들오늘도잘버텼다!!

내일도 파이팅!!! 무사히 전역하자꾸나!!


 

 

-상기내용은 각자의 입대년도와 경험, 각 부대사정에 의해 다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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