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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읽을거리/사회 & 역사

[관찰] 존재 자체가 동양인 차별! - 모노클(단안경)

by    2019. 12. 25.

너넨 못 끼지?

우리는 낄 수 없는 신사의 상징

멋들어진 수트와 탑햇, 모노클과 찡그린 눈썹은 "신사"의 상징처럼 되었다. 요즘엔 아무도 안 끼지만 어쨌든 그렇다. 확실히 나름의 멋은 있다. 그런데 저 한쪽 눈에만 끼는 이상한 안경, 대체 어떻게 끼는 건가? 귀에 거는 것도 아니고, 줄로 묶는 것도 아니고, 코에 얹는 것도 아니다. 안와(眼窩) 부근에 끼워서 고정하는 거다. 해골을 보면 보이는 그 큰 눈구멍 말이다. 그 공간에 끼운 후 눈썹 근육으로 내려누르면 고정된다. 잘 이해가 안 가지 않는가? 그럼 지금 눈을 한 번 만져보자. 그렇다. 우리들(동아시아인)은 대부분 모노클 끼울만한 공간이 없다. 억지로 끼면 이상해진다. 눈두덩이가 안경에 눌려서 눈을 잘 뜰 수가 없을 거다. 혹은 손을 떼는 순간 뿅 하고 다시 튀어나온다. 이것은 동양인 차별하는 안경이다!

좌) 없다, 우) 있다. 사실 왼쪽 모델분은 그래도 공간이 좀 있으신 편.
똑같이 투덜거리는 아시아계 미국인 코미디언 로니 칭

모노클의 종류 & 끼는 법 & 존재의의

모노클은 프로이센의 골동품 수집가 필립 폰 스토쉬가 1720년, 골동품을 세심하게 관찰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1790년을 전후하여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부유한 상류층 남성의 패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가 점점 유행에서 뒤쳐지게 된다.

 

모노클은 크게 세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첫째는 메탈 프레임에 렌즈가 들어있는 단순한 형태로, 착용이 불편하고 시야가 좁았다. 렌즈와 이격된 프레임이 있는 형태가 19세기 말에 개발되었는데, 실제로 눈에 끼는 부분과 렌즈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어 훨씬 사용하기 편했다. 이 프레임은 상당히 고급품으로, 사용자의 안와 모양에 맞추어 제작하는 형식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20세기 초에 잠깐 유행한 스타일로서, 프레임 없이 렌즈만 있는 모노클이 있다. 렌즈 가공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제조가 가능하게 된 형태로, 렌즈 자체를 사용자의 얼굴에 맞추고, 접촉면을 마찰력이 크게 가공하여 떨어지지 않게 했다.

 

신사다움의 상징인 겉모습과는 달리, 모노클을 끼는 모습은 상당히 우스꽝스럽다. 실제로 모노클을 낀 인물은 여기저기 자주 등장하지만, 절대 모노클을 끼거나 빼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기이한 광경이기 때문이다. 모노클을 끼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 손의 두 손가락으로 눈을 위아래로 쫙 벌린 후, 다른 한 손으로 그 곳에 렌즈를 넣고, 눈을 벌리던 손가락을 빼 내면 모노클이 고정되게 된다. 다만 실제로 착용하고 다니면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의외로 잘 빠지지도 않았다고. 대신 모노클을 낀 쪽의 눈썹을 잘못 움직이면 떨어질 수 있었다. "한쪽 눈썹만 치켜올리는" 거만한 표정이 여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한쪽 눈썹만 치켜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렌즈의 발달과 패션의 변화로 지금은 거의 도태되었지만, 모노클이 편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노안이 와서 안경을 끼면 가까운 곳이 안 보이고, 맨눈으로는 먼 곳이 안 보이는 경우 유용하다고 한다. 한쪽 눈은 렌즈를 끼고, 다른 쪽은 끼지 않으니 선택적으로 눈을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반달형 돋보기 안경이 시야를 상하로 나누듯, 좌우 눈을 나누어 사용함으로서 노안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다.

 

굳이 끼고 싶다면...

꼭 껴야 할까? 라고 묻고도 싶지만, 굳이 끼고 싶다면 방법은 있다. 콧등과 관자놀이에 끼우는 방식의 모노클도 있기 때문. 19세기 초 일본에서 이런 변형된 형태를 많이 사용했다고도 한다. 서양을 동경했지만, 역시 모노클을 끼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디서 파는지는 모르겠다. 사진이 있는 것을 보니 어디에선가 팔기는 하나보다. 모노클을 선망하는 아시아인들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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