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씻는 건 아무 의미 없어
손 열심히 씻으면 뭐하나. 화장실에서도, 밥 먹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수시로 만지는 휴대폰엔 뭐든 묻어있다. 변기보다 더럽단다. 손을 빡빡 비누로 열심히 씻어 봤자다. 카톡 확인하려고 폰을 꺼내면, 방금 손에 묻어있던 것들 다시 다 묻는다. 우리의 스마트폰 사용행태는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 스마트폰 제일 오래 쥐고 있는 때가 언제인가? 변기에 앉아서 지루할 때, 그리고 혼자 밥 먹으면서 심심할 때. 신체가 열심히 배출한 병균, 다 한 바퀴 돌아서 입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휴대폰 표면에는 1000만이 넘는 세균이 있고, 상당 부분이 안 씻은 손과 공유하는 병균들이다. 이 가운데 상당히 유해한 세균도 많다. 대장균, 황색 포도상구균, 클로로스리듐 디피실리균, 이름도 무시무시한 각종 병균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스마트폰도 씻어야 해
물론 폰 안 씻어도 안 죽는다. 웬만해선 병도 안 걸린다. 손 씻는 것도 마찬가지다. 안 씻어도 잘 안 죽는다. 그냥 안전벨트 매는거랑 비슷하다. 안전벨트 안 매도 바로 죽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손 안 씻는다 해서 갑자기 픽픽 쓰러져 죽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러다가 뭔가 잘못되면 병원 가는 거다. 안전벨트 안 매면 보통 혼자 죽지만, 손 안 씻으면 당신뿐만이 아니라 당신의 가족과 동료들까지 병원에 보낼 수 있다. 손 씻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당연히 폰도 씻어야 한다. 폰을 안 씻으면 손 씻는 게 의미가 없다.
요즘 휴대폰들 다 방수 되지 않나. 내 건 안 되지만 말이다. 비누 칠하고 손 씻을 때 휴대폰도 같이 꼼꼼히 씻어주자. 방수가 안 된다면 손세정제 같은 걸로 쓱싹쓱싹 닦아 주자. 어차피 손 안 씻을 거라면 상관없다. 그러나 당신이 손 씻을 줄 아는 문화인이라면, 스마트폰을 씻지 않으면 결국 아무 의미 없는 일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휴대폰도 씻는 시대
이 생각이 떠오른 후, 주변 몇몇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의외로 휴대폰을 주기적으로(최소 이틀에 1회 정도) 씻거나 닦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슷한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제 고급 스마트폰은 기본으로 방수 되는 게 대부분이다. 폰 가지고 수영장 가고 물놀이 가면 써먹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일년에 몇 번 밖에 안되지 않는가? 방수기능의 본전을 뽑으려면 손 씻을 때 휴대폰도 씻어 보자. 아, 이 기능이 폰 씻으라고 만든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제 손 씻을 때 폰도 씻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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