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돈을 아끼기 위해 일반 고속버스를 주로 타고 다녔었다. 내가 타는 노선은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일반버스를 타더라도 옆자리가 비어 있는 때가 대부분이다. 꽤나 안락하게 다닐 수 있다. 2만 원도 하지 않는 표값은 일석이조다. 그런지라 보통을 일부러 일반버스를 찾아서 타고 다녔고, 시간이 맞지 않을 때나 간혹 우등 고속버스를 탔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궁금하긴 했지만 여태 타 본 적은 없었다. 편성도 많지 않고, 괜히 돈을 더 쓰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급히 버스를 탈 일이 생겼다. 버스 시간표를 보니 마침 10분 후에 출발하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있었다. 다음 버스는 4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시간이 좀 급했기 때문에, 새로운 체험도 해 볼 겸 프리미엄 버스를 탔다.
1. 좌석
좌석이 굉장히 편안하고 좋았다. 너비는 우등버스와 차이가 없지만, 아무리 기울여도 뒷사람에게 영향이 없는 형태라 편안하게 누워갈 수 있다. 전체적인 좌석의 형태도 인체공학적으로 만든 건지 우등버스보다 편하게 느껴졌다. 단 기분 탓인지 실제로 편한 것인지 모르겠다. 물증은 없다. 등받이 및 다리도 전부 버튼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버스 내부 등을 끄는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개인 독서등, 그리고 책상, 신발장, 조절형 목받이, 풋 레스트 등 다른 등급의 버스에는 없는 자잘한 편의 사양들이 많았다. 집에서 쓰는 침대에 뒤지지 않는 편안함이었다.
2. 커튼
각 좌석마다 커튼이 설치되어 있어, 옆 사람이 보기 싫다면 커튼을 칠 수 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옆 사람과 어색하게 눈 마주치지 않아도 되어 좋다. 단 좌석 간 커튼과 차창룡 커튼의 색이 밝은 편이라,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잘 차단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3.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근사하긴 하지만 실제로 잘 쓰지는 않을 것 같았다. 요즘엔 다들 자기 휴대폰을 쓰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어폰 잭이 스크린에 있는지라, 좌석을 최대로 눕히면 이어폰 케이블이 팽팽해진다. 버스 회사에서 홍보용으로 내놓은 사진에도 이 심각한 설계 결함을 찾아볼 수 있다. 헤드폰이 따로 제공되지 않는지라, 가지고 있는 게 없다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4. USB 충전기 & 와이파이
케이블만 가져왔다면 배터리 걱정 없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개별 모니터로 볼 것이 없더라도 휴대폰 충전만 된다면 지루할 일은 없을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다른 버스에는 없는 꽤나 유용한 기능이다. 다만 와이파이는 제공된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막상 폰을 켜 보니 잡히지 않았다.
5. 제값을 하는가?
장거리라면 나쁘지 않다. 고속버스에는 없던 깨끗함, 안락함, 그리고 편안함을 만 몇천 원으로 살 수 있다. 다만 평소처럼 앞자리 뒷자리 옆자리 모두 비어있는 일반 고속버스라면 그냥 만 몇천 원을 아끼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총평 : ★★★★☆ (8/10) - 나쁘지 않다.
* 더 알아보기 ->
'자잘한 읽을거리 > 생활 & 편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포의 비데 썰 (0) | 2023.07.19 |
---|---|
[스크랩] 신분세탁 변신하는 법 (0) | 2022.06.27 |
[스크랩] 객관적으로 분석한 서울 자치구별 잘 사는 순위 (0) | 2020.06.10 |
댓글